
1. 같은 점막내암인데 C19와 D01 진단이 나뉜 이유
보험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답답한 사례 중 하나가 있습니다.
병리검사에서는 암세포가 확인되었는데, 보험회사는 “상피내암”이라며 일반 암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경우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례도 바로 그런 사건입니다.
원고 1은 대장 용종절제술 후 C19(직장구불결장 이행부의 악성 신생물) 진단을 받았습니다.
반면 원고 2는 비슷하게 대장내시경 용종절제술 후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확인되었지만, 최종 진단서에는 D01(기타 및 상세불명의 소화기관의 상피내 암종) 으로 기재되었습니다.
같은 점막내암 계열의 병변인데 한쪽은 C코드, 다른 한쪽은 D코드로 진단된 것입니다.

2. 점막내암과 상피내암은 왜 헷갈릴까?
대장암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점막내암입니다.
점막내암은 암세포가 상피층을 넘어 점막고유층까지 침윤했지만, 아직 점막하층까지는 침범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전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의료진은 이를 TNM 병기상 Tis, 즉 상피내암 또는 제자리암에 가깝게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국내에서는 상피내암과 점막내암을 구분해 왔습니다.
상피내암은 상피층 안에 머문 상태이고, 점막내암은 이미 점막고유층으로 침윤한 상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가 보험금에서는 매우 큰 결과를 만듭니다.

3. C19, C20, D01 코드 차이가 보험금 차이로 이어집니다
암보험에서는 질병코드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타 및 상세불명의 소화기관의 상피내 암종입니다. 상피내암 또는 제자리암으로 분류되어 일반 암보험금보다 적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보험약관은 암과 상피내암을 구분해 보험금을 달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점막내암을 C코드의 악성 신생물로 볼 것인지, D01의 상피내암으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4. 대법원이 본 핵심은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먼저 보험약관 해석 원칙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보험약관은 평균적인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석해도 약관이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각각의 해석에 합리성이 있다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합니다.
이를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보험약관이 TNM 병기분류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기준으로 암과 상피내암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KCD에는 대장 점막내암을 반드시 상피내암으로 본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점막고유층까지 침윤한 점막내암은 악성 신생물로 해석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5. 보험회사가 상피내암이라고 해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원고 1의 경우 C19 진단을 바탕으로 암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원고 2의 경우에는 진단서상 D01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그 이유가 TNM 병기분류에 따른 판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 2의 질병이 보험약관상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기준으로 악성 신생물에 해당하는지 더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며 해당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판례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점막내암이 단순히 D01로 기재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상피내암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험금 분쟁이 있다면 다음 자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회사가 상피내암이라고 안내하더라도, 약관이 모호하고 일반 암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면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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